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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족

기쁨이 태어나던 날

2012년 12월 13일 목요일 (음력 11월 1일)

 

와이프가 아침 7시쯤 깨운다.

 

진통이 온다고 한다.

 

혼자서 2~3시간을 참은 모양이다.

 

언제 나올지 모른다고 하지만 막상 그 때가 되니 당황했는지 정신이 없다.

 

오히려 와이프가 더 침착하다. ㅡㅡ

 

일단은 와이프 샤워부터 하고 가방 싸놓은거 준비하고 차 시동부터 걸고 다시 들어왔다.

 

얼쭈 준비를 다하고 챙겨서 나가려는데 아침이 문제다.

 

밥을 먹어야 힘쓴다는 와이프... '그 상태로 먹을 수 있겠어?' 라고 물어보는 나...

 

와이프는 밥 먹고 가길 주장하지만 난 와이프 걱정에 어찌해야 할지 결정을 못내린다.

 

차에 타서 출발하니 진통이 더 오는지 그냥 병원으로 가자는 와이프. 긴장된다.

 

8시 10분.

 

병원에 도착해서 와이프 분만실로 들어가고 기다림이 시작된다.

 

30분정도 있으니 간호사가 9시되면 입원 수속 하란다.

 

어머니 오시고 밥먹으러 가란 말에 먹으러는 갔지만 밥이 잘 넘어 가지 않는다.

 

그래서 억지로 먹었지만 역시 다 먹지 못하고 반 정도 남긴듯 하다.

 

병원으로 돌아가니 와이프는 가족분만실에 있다고 해서 어머니랑 같이 가족분만실로 갔다.

 

생각보다 꽤 넓은 공간이었다.

 

이름 옆에 자움이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자움교실 들어서 그런가 보다 싶다.

 

들어가니 무통 주사 때문인지 얼굴이 한결 밝다.

 

 

무통주사 약효가 떨어질 무렵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한다.

 

통증온다고 연락 하라는데 늦게 한다고 혼나고 말 제대로 안전한다고 혼나고...

 

간호사는 좀더 기둘려야 된다 그러고 와이프는 아프다 그러고...

 

이래저래 어찌 해야할지 모르고 긴장만 되고...

 

11시 30분쯤 인가 두번째 무통주사를 맞는다.

 

그런데 이번엔 표정이 아까처럼 밝지가 못하다. 통증을 고스란히 느낀 뒤라 그런가 했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통증의 세기가 다른지 무통주사가 소용이 없는 듯 해보였다

 

통증 때문에 눈을 지그시 감고 통증을 참는것이 보인다. 안스럽다.

 

1시 넘어서부터 극심한 통증을 보인다.

 

1시30분쯤 진행이 많이 되었다고 하면서 분만 준비를 한다.

 

간호사 한명이 거의 모든 준비를 하더니 간호사 수가 점점 늘어난다.

 

와이프가 통증을 느낄때마다 기쁨이 보겠다고 와이프 잡는것 같았다.

 

어떻게 해줄수가 없기에 더 답답하기도 하다.

 

그렇게 사투(?)를 벌이고 있으니 의사가 와서 애기 받을 준비를 한다.

 

와이프 옆에서 순산(?)을 위해 자움에서 배운대로 하고 있는 나...

(솔직히 배운것 같은데 머리속이 하애지더라는... 시키는 대로 자세를 취하고 나니 몸이 반응을 하더라는...^^;)

 

그렇게 1시간여 극심한 통증을 견뎌내고 마지막 힘을 쓴 결과 2시28분 기쁨이가 세상에 나왔다.

 

 

 

와이프는 이미 힘이 다빠진 상태여서 너무 보기 미안할 정도로 안스러웠다. 그리고 고마웠다.

 

기쁨이 머리가 보이는 순간 생명의 신비로움 때문인지 탄생의 경이로움인지 몰라도 목이 메이고 눈에 눈물이 고였다.

 

기쁨이가 울음을 터뜨리고 와이프 품에 안길때, 와이프는 세상에 누구보다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좀전에 그렇게 아파하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난 이 순간을 위해 부랴부랴 적어두었던 편지도 기쁨이에게 제대로 읽어주지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했다.

 

목이 메이고 눈물이 앞을 가리는것이... '사랑해 기쁨아'라는 말만 반복했던거 같다.

 

탯줄을 자르고 기쁨이 태어나서 첫 가족사진도 찍었다.

 

 

와이프 처치받는 동안 기쁨이는 첫 목욕하러 가고 나와 어머니는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분만실에 다시 들어가니 힘빠진 채로 누워있는 와이프.

 

고생한 와이프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는 어머니...

 

그제서야 와이프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건네는 나...

 

좀 있으니 첫 목욕한 기쁨이가 왔다. 세상 구경이 하고 싶었는지 눈을 뜨고 바라봐준다.

 

기쁨아 건강히 잘자라 다오... 아빠, 엄마가 항상 옆에서 지켜줄게..^^

 

분만과정을 지켜보며 와이프에게 잘해야 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엄마는 위대한분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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